미술 도구 안내 - 물감 편
1. 물감 이란
주로 서양화를 그릴 때 사용하는 안료의 한 종류입니다. 안료와 안료를 잘 섞이게 해주는 용매물질과 섞어 만듭니다. 액체와 고체의 중간정도 성질입니다. 주로 튜브형태의 용기에 넣어서 판매됩니다. 용도에 따라 수채화 물감, 아크릴 물감, 유화 물감 등으로 나뉩니다. 사용하는 안료는 같지만 용매의 성질에 따라 다른 물감이 됩니다. 안료는 예전엔 자연에서 얻었지만 최근엔 화학물질로 만들어냅니다. 물감의 이름은 해당 색이 애초에 어디에서 얻어졌는지를 기준으로 정하기도 하는데요, 예를 들어 '코치닐'의 경우 붉은색을 띠는 코치닐이라는 벌레에서 얻어진 색이라 이름 붙여졌습니다. 또는 그냥 그 색이 상징하는 것의 이름을 붙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스트로'는 말 그대로 지푸라기 색이며, '오렌지'는 말 그대로 오렌지색(주황색)입니다. '테라코타'는 말 그대로 도자기를 구우면 나타나는 짙은 갈색을 따서 붙인 이름입니다. '시나몬'이나 '초콜릿'색도 마찬가지입니다. 동양화 물감의 경우 이름이 주로 한자인 경우가 많다. 흰색을 '호분', 핑크색은 '홍매', 남색은 '미람' 등으로 불립니다.
2. 물감의 종류
앞서 언급했듯 물감은 용도에 따라 수채, 아크릴, 유화로 크게 나뉩니다. 더하여 포스터칼라, 고체물감, 과슈, 동양화 물감 등도 존재합니다. 수채, 아크릴, 유화는 펜에서의 수성, 중성, 유성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용매가 다른 것이죠. 고체물감은 수채물감을 미리 짜서 굳혀놓은 형태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물과 개어 쓰는 투명수채화에 적절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흐르거나 할 염려가 없기 때문에 야외에서 그리는 어반스케치 등에 유용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수채, 아크릴, 과슈, 유화물감은 보통 튜브형으로 출시됩니다. 포스터칼라는 용기가 다양한데, 튜브형도 있고 용기형도 있습니다. 포스터칼라와 과슈는 수채의 좀 더 진한 버전이라고 생각하시면 편할 것 같습니다. 수채물감은 투명 수채화, 과슈와 포스터칼라는 불투명 수채화에 적절합니다. 좀 더 진하게 표현할 수 있는 재료들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물감이 유명한 회사로는 '홀베인', '윈저앤뉴튼', '신한' 등이 있습니다.
동양화 물감은 성질이 조금 다릅니다. 동양화의 안료는 물론 요즘에는 화학적으로 만들기도 하지만 자연에서 난 재료를 더 많이 활용합니다. 동양화에서도 튜브 물감이 나오긴 하지만 시초는 가루형태로 된 안료입니다. 그것을 아교 라고 하는 용매에 개어 사용합니다. 아교는 액체로 된 풀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은데요, 가루 안료와 적절하게 섞어 물감이 됩니다. 아교는 접착성이 있기 때문에 가루안료가 화선지에 잘 붙어 스며들도록 해줍니다. 가루로 된 동양화 물감은 '길상'이 대표적이며 튜브형의 경우 '신한'에서도 나오고 있습니다.
3. 물감 고르는 법
어떤 그림을 그릴건지, 어떤 성질을 좋아하는지, 어떤 표현을 할 것인지에 따라 그것에 맞는 물감을 쓰면 됩니다. 수채물감은 물을 섞어 투명하게 표현하는 그림에 맞습니다. 색을 가볍고 부드럽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물감에 물을 섞어가며 칠하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물조절이 관건입니다. 물감은 튜브에서 짠 다음 바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팔레트에 물감을 미리 짜 둔 다음 그늘에 말리고 말려진 물감에 물을 얹어 조금씩 색을 개어내는 것이 투명한 표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화물감은 수채물감에 물을 섞는 것 처럼, 기름을 섞어 사용합니다. 색 그대로 사용해도 되지만 색을 섞거나 할 경우, 좀 더 물감을 부드럽게 갤 필요가 있는 경우 기름을 사용합니다. 펜으로 따지면 수성, 유성의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화 물감은 마르는 데 오래 걸리고 여러 번 덧칠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반 종이는 버티지 못합니다. 그래서 주로 천에 그리게 되는데요, 나무 패널에 그림용 캔버스 천을 덧대어 만든 것을 우리는 '캔버스'라고 부릅니다. 여러 가지 사이즈가 나와 있으며 요즘에는 온라인에서도 쉽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유화 물감은 잘 마르지 않기 때문에 오랜 시간을 들여 작업을 하게 됩니다. 밑색을 깐 다음 며칠 말리고, 그다음 색을 얹어 며칠 말리는 식입니다. 제대로 말리지 않으면 캔버스에 이미 묻어진 색과 새로운 색이 섞여버리거든요. 그 효과를 원한다면 바로 칠하면 됩니다. 수채와 유화의 중간정도의 성질을 가진 것이 아크릴 물감입니다. 가볍게도, 무겁게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수채물감보다는 두툼한 느낌을 낼 수 있고 유화보다는 가볍게 그러면서도 빨리 마르는 성질도 있어서 요즘 많이 선택하는 재료이기도 합니다. 애초에 덧칠을 약간 터부시 하는 맑은 수채화의 경우 한 번 칠하면 끝이라는 인식이 있어서 오히려 칠하기가 두렵고 어느 정도 붓질 테크닉에 익숙해질 때까지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만, 덧칠하며 수정할 수 있는 아크릴(또는 유화)의 경우 그런 부담이 덜 하기 때문입니다. 또 진하게 쨍한 색감을 좋아한다면 더할 나위 없지요. 아크릴 물감은 종이에도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동양화의 경우 따로 안료와 아교를 개어 쓰는 수고를 하고 싶지 않다면 그냥 튜브형을 사는 것도 괜찮습니다만 개어 쓰는 재미도 있으니 한 번쯤 도전해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안료와 아교를 개는 도구는 디자인 나이프를 사용하면 편리합니다. 그리고 싶은 그림을 생각해 보고 그에 맞게 잘 고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